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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피정 (1920년 10월)

handmaids 0 1,260 2010.09.02 11:41
개 학 피 정
1920년 10월



열성과 너그러움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이 피정동안에 이제까지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것을 드러내 보여 주셨다. 물론 여러 차례 제일 큰 헌신의 마음으로 나 자신에게 제의해 보았던 것이지만 실은 나의 기도 안에서, 동료들에 대한 애정과 부모님들에 대한 사랑 안에서, 하느님 자신과 그분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내가 계속 탐색해 왔고 또 내가 사랑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바로 거기에 나의 모든 결점들인 분노와 오만, 비방과 부당성의 첫째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이 자기 사랑, 이 이기주의가 늘 나의 대화에서 최종 발언권을 갖고 싶어하고 왜곡되고 빗나가는 말을 하게 하면서 나를 탐색하게 했던 것이다.
방학은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제부터 나는 항상 되풀이되는 나의 교만의 깊은 속에 들어 있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고, 나의 좋지 못한 성격, 지배하려는 기질, 너무 큰 야심, 나를 투신하기 위해서나 또는 말하기 위해서, 아니면 어떤 계획들을 펼치거나 순간적인 변덕으로 위장하기 위해 서두르는 심각한 즉흥성을 고려해서 행동해야 할 것이다.
나는 금년 지도 신부님의 조언을 받들어 깊이 있는 학업을 계속하고, 작년부터 완전히 헌신적으로 시작했던 명상과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성실한 생각을 통해 영성 생활을 하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나의 잘못된 사고 방식을 수정하기로 한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어느 것도 나의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것이라는 것,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열등하다는 것, 나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따라서 나는 온유한 품성과 나 자신을 장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겸손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간구해야 하겠다.
금년 나의 신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한 프로그램, 즉 “네가 원하는 것을 사랑하고 행하라. 그리고 남의 평판에 대해 신경 쓰지 말라.”(Ama nesciri et pro nihilo reputari.)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에게 지정된 자리인 그늘에서 지내기로 한다.
후일 내가 절대로 영혼들을 멀리하지 않기 위해 도움이 될 나의 성격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할 있는 모든 교정 작업을 위해서, 그리고 나의 기도가 더욱 열심해 지고 더욱 집중되도록 노력한다. 하느님의 은총과 그분의 빛, 내가 필요로 하는 힘을 주시도록 하느님께 늘 기도 안에 간청한다.
나는 오로지 하느님의 영광만을 찾고 내가 무익하고 부당한 종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나의 모든 활동을 초자연화시키도록 노력한다. 내가 자주 드리는 ‘주의 기도’ 첫 부분 중 세 가지 요청을 실현하도록 노력한다. 상상의 금욕을 통해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면서 내적인 삶을 강화시켜 가도록 한다.
나는 예수님과 성모님의 나에 대한 사랑이 커지도록 노력하고 감각적인 기쁨과 그 효력은 별로 중요치 않고 말하는 것만큼 행동하므로써 그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것이다.
나는 진정한 보속과 진정한 기도를 통해, 그리고 나의 궁극적인 목적, 나의 구원만을 탐색하지 않는 대신에 진심으로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매일 하느님께 대한 귀의를 실천하기를 원할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소죄(小罪)와도 타협하지 않고 내 영혼 안에 아주 작은 나쁜 뜻을 품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작은 소죄 하나라도 고의적으로 짓지 않는 은총을 주시라고 하느님께 간구할 것이다.
나는 내가 신학교에서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이 대단히 소중하고 그것은 나의 사제직에 결정적인 시간이 된다는 것을 명심한다. 따라서 모든 나태함은 보다 큰 행복을 보장하고 내 영혼의 구원을 바라는 성향에 방해될 수 있으므로 내가 완전해 지는 그날까지 어느 한 순간, 어느 기회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주제에 나에 대한 하느님의 성업에 방해만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내가 끊임없이 간구할 좋으신 하느님의 도움을 받으며 금년 한 해동안 참으로 겸손한 사람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나는 영예로운 것은 짐이 되고 허왕된 것이라 여길 것이다. 특히 실제적으로나 외적으로 나의 중재를 통해 다른 영혼들 안에 실현된 영광을 나의 공으로 돌리지 않음으로써 좋으신 하느님의 영광을 훔치는 ‘도둑’이 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이상의 계획들이 좋은 결실을 거두게 할 목적으로 나는 여러 결심을 할 것인데 그 첫 번째이자 중요한 결심은 :
“나는 대화에서 특별히 겸손할 것이다.”

또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사항으로는 :
1) 장상들에 대하여 :
- 비판이나 타협 없이 즉각적으로 순명한다. 그들은 하느님을 대신하는 사람들이다.
2) 규칙에 대하여 :
- 일반 규칙이든 특별 규칙이든 상관없이 정확하고 즉각적으로 순응한다.
3) 지도 신부에 대하여 :
- 아주 철저하게 자신을 열고, 단순하고 존경하는 태도로 대한다.
- 비판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순명한다.
4) 제의방에서 :
- 규칙에 순종하고 특히 침묵 규칙에 순종한다.
- 나의 마지막 서열을 의식하여 지키고 다른 동료들의 뜻에 상반되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 너그럽고 친절한 태도.
- 비판과 분열을 피한다.
- 요청하지 않은 내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
5) 교수들과 다른 지도자들에 대하여 : 순명한다. 비판과 중상을 피한다.
6) 동료들에 대하여 :
- 존경심을 갖고 대하며 말을 함부로 놓지 않는다.
- 친절히 대한다. 합당한 지적을 할 때에도 자애로운 말을 골라서 한다.
- 쓸데없는 토론을 피하고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 비판하지 않고, 분열시키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다.
- 모든 것이 잘 정리되어 있도록 살핀다.
-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새암하지 않는다.
- 일부러 칭찬받을 꺼리를 찾지 않는다.
- 다른 사람들의 농담을 받아드린다.
- 대화할 때나 봉사할 때에 헌신적으로 한다.
- 좋은 모범과 교화에 마음을 다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나는 모든 상황에서 규칙으로 표현된 하느님의 뜻에 순응하도록 힘쓰고, 내가 무익하고 부당한 종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기억하면서 거룩한 사제, 거룩한 신학생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복음적인 권고에 따라서 나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말 째가 되고 그들의 종이 되려 노력할 것이다. 이는 나 자신을 탐색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내포하는 것이다. 나의 부모님, 장상들, 동료들에게서 예수님을 발견하고 그분을 사랑할 것이다.

나의 경애심을 쌓기 위해 좀더 겸손해 지고 내 안에 주어진 은총을 남용하지 않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고 그를 위해 다음과 같은 결심을 한다 :
1) 금년동안 나는 온 정성을 기울여 고해 성사를 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피정에서 받은 교육을 참조할 것이다 :
a) 양심 성찰 : 나는 내 행동의 의도를 탐색하고 그 횟수를 명시할 것이며, 그 의도의 정도를 깨닫도록 할 것이다.
b) 고백 성사 : 나는 겸손하고 솔직하고 구체적인 고백을 하되 신앙으로 충만한 고백을 할 것이다. 나는 사제이신 하느님께 고백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c) 회개 : 나는 습관적이고 내적인 회개, 초자연적인 회개를 할 것이다.
d) 보속 : 나는 즉각적이면서도 분명히 할 것이다. 특히 개선해야 될 잘못들에 유념할 것이다.
e) 좋은 결심 : 기회가 있는 대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방법을 간구할 것이다.
2) 매일 아침잠에서 깨어날 때, 나는 그분을 사랑하고 천국을 얻기 위해 나에게 새로운 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 다음 그 하루를 회개의 정신으로 과거를 속죄하기 위해 봉헌할 것이다. 특별히 연옥 영혼들을 위해 신심을 가지고 모든 전대사를 얻도록 간청할 것이다.
3) 나는 기도에서 애정적이고 합일된 길로 발전해 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므로 전날 저녁부터 미리 기도에 대해 생각해 두고, 아침에 옷을 입으면서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낮동안에는 감사의 기도 시간에 택했던 화살 기도들을 드리기로 한다. 나의 결심들이 단순한 생각에 그치지 않고 겸손하고 신뢰 있게, 특별하고 현재적이고 효력 있게 반복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4) 나의 큰 신심들은 성체 성사, 성심, 주님의 수난,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께 대한 사랑, 연옥의 영혼들, 나의 수호 천사에 대한 신심이다. 금요일마다 나는 고통을 겪으시는 우리 주님과 결합하여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나는 나의 성체 조배 시간을 성실히 지킬 것이다. 나는 ‘거룩한 제물’을 바치는 동안 예수께 긴밀하게 일치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랑을 가지고 영성체 할 것이다.

이상의 모든 결심들을 종합하면 :
1) 특히 대화에서 :
- 나는 겸손을 실제로 실천함으로써 내 성격을 바르게 지킬 것이다.
- 나는 언잖은 기분을 갖지 않도록 유의하고, 동료들에 대해서는 아주 친절한 표현들을 골라 쓰도록 할 것이다.
- 습관적으로 명상한다.
- 남을 판단하지 않는다.
2) 기도에서 :
- 항상 주의하고 단순한 마음, 사랑으로 기도한다.
3) 일에서 :
- 기분내키는 대로하지 않는다.
- 너무 많은 일을 하려 들지 않는다.
- 일의 방법론을 찾아서 한다.
- 많이 기도한다.
4) 모든 관계에서 :
- 정중하고 존경하는 태도, 순명 정신으로 대한다.
5) 특별 성찰 :
- 내가 나누는 대화에서 세심할 것이다.
- 나의 조급함, 지나친 자의성, 경솔한 언동에 대해서는 계속 투쟁한다.
- 경솔한 즉답(卽答)을 피한다.

특별 규칙 :
공동 성찰 외에 해야할 것 :
1. 매일 :
a) 기도 : 1시경과 성무 일도 전에 3시경(prime et tiers).
b) 성서 읽기 :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미사 후에 한다. 화요일과 금요일은 11시 강의 준비로 대체한다. 화요일과 금요일 미사 후에는 방 정리를 한다.
c) 8시 : 6시경(sexte)
d) 10시 : 특별 지향과 함께 9시경(none)
e) 14시 : 저녁 기도와 끝기도(v pre et complies)
f) 저녁 공부 시간 : 앞부분 45분은 성체 방문. 성당으로 가기 전 마지막 10분은 영성을 위해 바친다.
g) 저녁 기도 후 : 특별 성찰.
다음 날 독시경과 아침 기도(matines et Laudes).
공부할 때마다 성령의 기도 “Veni S. Spiritus”를 드린 다음 묵주의 기도 1단을 바친다.
30분간의 전례 공부는 영성 시간에서 10분을 제한다.

2. 매주간 :
a) 일요일 : 묵주의 기도
b) 월요일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 30분 성체 조배, 저녁 시간에서 10분을 제한다.
c) 수요일 : 수요일 반성회 전 공부까지 6시경과 9시경 기도.
산책하면서 또는 그후 즉시 묵주의 기도, 저녁 기도와 끝기도, 그리고 성체 방문.
d) 금요일 : 6시에 십자가의 길. 영성 시간에서 15분 제한다.

긴급을 요하지 않는 한, 편지들은 일요일 11시와 14시 공부 시간에 쓴다. 단 급한 편지거나 지연된 편지는 오락 시간에 쓴다.
토요일 아침 기도 시간에 고해 성사를 본다.

토요일 영성체는 군인 신학생들을 위해 바친다.
월요일 영성체는 특별 지향을 위해 바친다.
목요일 13시에서 13시 30분까지, 14시 30분에서 16시 45분까지 : 풍금
금요일 13시부터 13시 30분까지, 14시 30분에서 16시 45분까지 : 풍금
금요일 16시 15 : 간식 없음.
목요일 5시 20분부터 6시 20분 : 영적 지도. 영성 시간 15분 면제.

3. 매달에 해야 할 것 :
월례 피정은 첫 금요일과 첫 토요일, 일요일에 한다.

내심 고찰 :
11월 16일 :
모니터(보조 교사)의 역할을 의뢰 받은 동료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부러워했고 불평하려 했으며, 나도 역시 보다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동료들의 완전 교육에 협동할 수 있는데 나를 써주지 않으신 섭리에 대해 불평하려 했다.
나는 이 상황들을 하느님의 섭리가 주시는 은총으로 감사드려야 한다. 사실 내가 ‘모니터’의 일을 맡았더라면, 허영심만 갖게 되었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 눈에 완전하게 보였다고 자만할뻔 하지 않았는가... 나는 이 상황을 나 자신의 외적인 결점들을 이겨내는 자극의 기회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좀더 겸손해 져야 하겠고, 또 내가 동료들에게 사소한 봉사를 하기에는 아직도 그들 눈에 무익하고 무능한 종으로 보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의 방법들을 이용해서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1) 성당에서나 교실에서 반듯한 몸가짐을 가지고, 때로는 침묵을 지킨다.
2) 장상들에 대한 큰 존경심과 동료들에 대한 존경스러운 애정을 보이는 애덕을 실천한다. 너무 지나친 자제와 너무 경솔한 심정 토로에 주의한다. 비판과 토론을 삼간다.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 특히 전쟁이나 방학 프로그램, 장래의 꿈, 교실 안에서 있었던 토론 등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3) 모든 상황에서 친절히 대하고, 특히 순종할 때, 제의방과 식당에서 일할 때 관대한 태도로 한다.
4) 성당을 항상 정돈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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