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단상

폭염 속의 유혹

류현숙 말가리다수녀 0 147 2017.07.28 12:41

폭염 속의 유혹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작고 오래 된 서민아파트 15층은

옥상 열기로 더욱 뜨거워 진다.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려니

순간 순간 유혹이 밀려온다.

 

중고 벽걸이 에어컨 이라도 놓으라는

주변 수녀님들의 걱정의 소리가

달콤하다.

 

그러나 한낮 만 지나면

남 북으로 통하는 거실 분을 열면

북쪽 소나무 향과 남쪽 바다향이 교차하며

자연 바람이 살만하게 한다.

 

그래서 다시 다짐한다.

이산화탄소를 우리만 시원하자고

만들어 내지 말자.

 

좁디 좁은 베란다에 실외기를 놓으면

흉할뿐 아니라 그 열기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 올테니 포기하자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덥기 시작하고

바람 한점 없는 날은 에어컨이

눈 앞에 아롱거린다.

매일 겪는 유혹의 실상이다.

 

그러나 독거 노인들도 다 이렇게 산다.

적어도 가난을 실천하고자 서약했으니

거룩한 불편으로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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